(1992) 흐르는 강물처럼 (A River Runs Through It) - 온전한 사랑이란
시카고 대학교의 교수였던 노먼 맥클레인 (작중 형)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한 1992년 작품.
대자연이 둘러싼 몬태나의 아름다운 풍경, 특히 강에서의 낚시 장면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고 찬란히 빛나는 청춘의 사그라짐은 물 위에 떨궈진 노을만큼 아름답고 또 슬프다.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하는 형제이지만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진 형제는 나름의 관념과 시각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나아가는 방향이 점차 달라지면서 그러한 거리 역시 더 벌어져간다. 그럼에도 그 둘은 아버지의 가르침을 잊지 않는 동시에 각자의 방식으로 인생을 대한다.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 혹은 가까이 지내는 사람이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우리는 이를 이해하지 못하곤 한다. 나는 그가 아니고, 그도 내가 아니며 그녀도 내가 아니기에 그 사람의 입장이 되기란 정말로 쉽지 않은 것. 그럼에도 우리는 상대방을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회상의 방식을 통해 이어지는 노먼과 폴, 그리고 엄격한 아버지와 언제나 가족만을 위하는 사랑스러운 어머니,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이 이 작품을 볼 때 마치 따뜻한 햇살 아래 완벽한 온도 속에서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폴의 낚시, 특히 아버지의 가르침에 더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어를 낚는 장면은 또 하나의 아름다운 성장을 보여주는 최고의 장면이 아닐까.
폴의 죽음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아프지만 아버지는 마지막 설교 장면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온전히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