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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내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는데도 왜 데이비스는 슬프지 않은 걸까. 아니, 정말 슬프지 않은 걸까.
해체는 조립의 역순이지만, 해체는 조립보다 너무나도 쉬운 과정이다. 무너진 마음을 되돌리는 과정은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어려운 일이기에 데이비스는 자신의 마음을 조립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그 과정에서 방황한다. 하지만 해체의 과정을 겪고 그는 마침내 깨닫는다. 그는 슬프다. 빈자리를 되찾기 위해 방황했고 그 과정이 조금 거칠고 둔탁했을 뿐.
퇴화되고 둔해진 내 감정을 비로소 찾아가는 과정은 그를 다시 그로, 또는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사람으로 만든다. 우리도 그렇다. 우리는 상처가 생겨야 맨살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고 남겨진 사람은 그와 유사한 정도의 상처를 겪는다. 슬퍼하지 않는다고 해서 슬프지 않은 것이 아닌 것처럼, 괜찮다고 해서 그 사람이 괜찮은 것도 아니다. 제목 [데몰리션]은 파괴, 철거의 의미를 뜻하는데 감정을 절제하려 노력했던 데이비스는 외부적 파괴 행동으로 그 과정을 이겨내기로 한다.
감정을 표하는 방법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지만, 때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내면의 폭발도 필요하다.
사랑도 인생도 슬픔도 행복도 모두 쉽지 않고.
영화를 다 보고 이 사운드트랙을 듣는다면 데이비스의 마음을 넘어, 내가 데이비스가 되어버린다.
https://www.youtube.com/watch?v=_qdbBl9hysM
"내 말이 그거야. 'Fuck'은 기막힌 단어지만, 너무 많이 사용하면 그 가치를 잃어버리고 멍청하게 보일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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