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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약 7~8년 전 봤던 영화이긴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잊고 지내다 다시금 꺼내보았다. 그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는데, 가장 사랑했던 대상은 아버지였지만 그가 가장 혐오했던 삼촌과 결국 자신과 그 누구보다도 비슷한다는 걸 깨닫는 순간부터 거부할 수없이 그녀는 결국 그가 되어버리기로 마음먹는다.
엄마와 삼촌이 함께 피아노를 치던 장면에서 둘이 함께 연주를 하며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 내면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기 시작한다.
박찬욱 감독의 미장센은 영화를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는데, 같은 영화라도 다른 옷을 입힘으로써 우리는 그 대상을 색다르게 볼 수 있는 렌즈를 착용하게 되는 듯하다.
예전 어떤 심리학 책에서 정확하진 않지만 이런 내용의 구절을 본 적이 있다. 다른 인물이 가진 성격이나 특성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눈에 띄게 거슬린다면, 내가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완전히 변해버린, 어쩌면 온전히 자신을 받아들인 후의 모습.
가장 거부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떨쳐버릴 수 없는 대상이 결국 나였다는 것을 깨닫고, 그녀는 운명을 완전히 받아들이며 그렇게 새로 태어난다. 운명은 거스를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인가.
나는 누구이며 미아는 왜 아름다운가.
"가끔은 더 나쁜 것을 하지 않으려고 나쁜 짓을 해야 할 때도 있다고 했어"
"생일 축하해, 인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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