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61)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0) 남극의 셰프 (The Chef of South Polar) - 상반되는 존재가 주는 위로 "내 몸은 말이야, 라면으로 이루어져 있어. 난 이제 어떻게 살아가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행복하고 싶다거나 무해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을 때 볼 수 있는 일본 특유의 감성이 있는 영화. 사실 일본 영화 특유의 지나치게 착한 느낌을 그리 선호하진 않지만, 최근 흥행하는 영화들이란 모두 때리고 찌르고 죽이는 것들이 유행을 불러오기에 때론 겨울의 따듯한 허브티 같은 이런 영화도 필요하다. 물론 현시점 한국과 일본의 영화산업에서 과거와는 달리 그 흐름이 완전히 역전되었지만 이런 감성은 결국 포레스트 역시 일본 원작이었으니. 나라마다 특유의 분위기가 있고 그런 다양성이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겐 가장 큰 선물. 작은 곳에서 외로운 대원 8명이 추운 남극 생활을 버텨가며 좌충우돌 살아나가는 모두가 행복한 결.. (1997) 롤리타 (Lolita) - 그러지 않기엔 그에게는 너무 아름다웠다 사랑해서는 아니 되었지만 그러지 않기엔 그에게는 너무 아름다웠다. 그는 정말 그녀를 사랑했을까? 블라디미르 나포 코프의 원작 소설을 배경으로 하였는데 원작 소설의 주인공의 마치 짐승 같은 태도와는 결이 좀 다른 면이 분명 있다. 제레미 아이언스의 연기가 언제가 그렇듯, 작중의 인물에 대해 무언가 안쓰러움 혹은 애정을 갖게 하는 면이 있기에 이 작품에서도 그런 감정을 가지게 만들 만큼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그러나 도미니크 스웨인의 연기 역시 말할 것 없이 훌륭했음은 분명하다. 그녀가 그를 사랑했는지는 정말 모르겠고 오히려 호기심이 더 컸던듯싶다. 롤리타를 만나고 헐버트는 스스로 갉아먹으며 무너져 내리면서도 결말로 치달을 때까지 그는 깨닫지 못한다. 작품에서의 이 대사가 롤리타에 대한 헐버트.. (2018) 부탁 하나만 들어줘 (A Simple Favor) - 블레이크에 빠져 보세요 사실 좀 유치한 구석이 있고 딱 킬링 타임용 영화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반복되는 반전으로 흥미를 이어가려는 건 분명 긍정적이었다고 본다. 특별히 뇌를 굴리지 않고 가볍게 보면 좋고 많은 비슷한 류의 영화들이 그러하듯 '인과응보'의 교훈이 담겨 있으며, '청출어람'을 보여주는 사자성어 사전 같은 영화. 개인적으로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주연으로 나서는 영화를 많이 본 것도 아니고, 그의 연기나 영화 선택이 내가 선호하는 것과는 거리가 좀 있다 보니 아무래도 자주 접하지는 못했지만 이 영화에서도 라이블리는 정말 LIVELY 하다. 그녀의 영화에서 스토리나 연출이 아쉽다면 배우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 그러나 언제나처럼 흥행의 복은 아쉽게 그녀를 스쳐 지나가버린다. "부탁이 있어,.. (2013) 스토커 (Stoker) -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이며 사실 약 7~8년 전 봤던 영화이긴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잊고 지내다 다시금 꺼내보았다. 그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는데, 가장 사랑했던 대상은 아버지였지만 그가 가장 혐오했던 삼촌과 결국 자신과 그 누구보다도 비슷한다는 걸 깨닫는 순간부터 거부할 수없이 그녀는 결국 그가 되어버리기로 마음먹는다. 엄마와 삼촌이 함께 피아노를 치던 장면에서 둘이 함께 연주를 하며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 내면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기 시작한다. 박찬욱 감독의 미장센은 영화를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는데, 같은 영화라도 다른 옷을 입힘으로써 우리는 그 대상을 색다르게 볼 수 있는 렌즈를 착용하게 되는 듯하다. 예전 어떤 심리학 책에서 정확하진 않지만 이런 내용의 구절을 본 적이 있다. 다른 .. (2016) 머니 몬스터 (Money Monster) - 개미도 밟으면 꿈틀하다가 죽는다 사실 상당히 '진부'할 수 있는 포맷이긴 하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영화만 보더라도 [더 테러 라이브]나 [부산행], [발신 제한]등의 포맷을 포함해 잘나가는 샐러리맨의 일종의 과오로 인해 피해를 본 자가 대중 앞에서 혹은 인물에게 망신을 주는 동시에 복수를 진행한다는 내용인데, 이런 스토리라인은 아가사 크리스티식 전개처럼 지금은 널리 퍼져있는 형식이긴 하다. 주식과 방송을 엮었다는 점이 새롭긴 하지만, 스토리 등이 쉬이 예상이 가능했기에 영화가 주려는 교훈도 같은 길을 지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영화는 퀴즈를 맞히기 위해 보는 것이 아니기에. 윗선들의 손가락 장난질에 개미들은 오늘도 죽어나간다. 한편 이 영화에는 뭣 같은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엉텅구리 한국어가 등장하는데 그럴 때마다 .. (2024) 죽어도 선덜랜드 3 (Sunderland 'Til I Die) - 무엇보다 순수한 열정의 용광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유형의 스포츠 다큐멘터리. 트레블을 담은 맨시티나 세계 최고의 선수들의 열정과 눈물이 담긴 것도 좋지만,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도 순수한 열정이 바탕이 된 스포츠가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지동원, 기성용 선수가 뛰었었고 아주 오래전 명문이자 고려대 축구부 유니폼의 모티브가 된 선덜랜드. 선덜랜드는 노동자층의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으로, 축구는 그들의 얼마 되지 않은 희망이자 자부심이었다. 축구를 워낙 좋아하되 넷플릭스식의 양산형 다큐멘터리는 좋아하지 않는데, 첫 번째 시리즈부터 이목을 확실히 끈 건 영국인들의 진정한 축구 사랑을, 특히 프리미어리그 아닌 곳에서 느끼고 싶었던 마음이 컸으리라. 진정한 팬들이 모든 걸 퍼주고 싶고 애증 하는 팀이 그들의 인생에 .. (2005) 아일랜드 (The Island) - 우리는 누구인가 사실 매우 오래전에 훑어보듯이 시청한 적이 있어 다시 한번 보게 되었다.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디스토피아 혹은 로봇과 클론을 다룬 영화들이 아주 많았고, [아일랜드] 역시 그 당시의 무드를 물씬 풍기는 영화였다. 항상 내 취향 중 하나가 그렇듯 세기말부터 밀레니엄이 시작된 직후의 느낌을 좋아하는데, 이 영화 역시 그 시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A.I]처럼 이 시기 바라보는 미래 세계에 대한 시각과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달했고, 여기에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답게 상당한 규모를 보여준다. 인간이 되기를 희망하는 클론과 인간의 존엄성을 유린하는 (엄밀히는 이들을 제품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는) 비열한 자들과의 정의를 위한 대립. 이 영화를 다시 보기까지 참 긴 .. (2007) 가라, 아이야 가라 (Gone Baby Gone) - 누가 아이를 키우는가 아이의 행복을 위해 타인의 권리를 빼앗을 수 있을까? 친권이냐, 아이의 행복이냐. 그래도 결국 범죄는 범죄라고 말하겠지만 미래가 있는 아이의 행복한 성장이 더욱더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우린 모두 우리만의 관점, 남들은 알지 못하는 자신의 눈에 맞춰 제작된 안경을 쓴 채 세상을 바라보기에 그로 인한 판단 역시 모두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옳은 선택을 하고도 고통에, 번뇌에 시달리는 패트릭. 이건 정말 옳은 결정일까? 행복하게 샌드위치를 기다렸던 아만다는 그런 욕만뱉는 엄마 옆에서 주구장창 틀어진 TV만을 친구로 둘 수밖에 없다. 너무나 씁쓸한 엔딩은 개인사를 넘어 사회적으로 당면한 현대 사회 문제를 떠올리게 한다. 타인의 권리를 빼앗아 아이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을까? "당신의 일이 ..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